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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1반 구덕천 허은순 소년소설 | 곽정우 그림

by jinia.B 2023.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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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1반 구덕천을 읽으면서 답답한 가슴통증과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여러자기 생각들이 정리되지 못한 채 올라오는 바람에, 이 책의 맨 앞에 있는 허은순작가의 작가의 말을 자세히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작가의 내면이 겪었던 갈등과 고통에 의한 심한 두통과 중압감을 나역시 조금이나마 공명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외면하고 싶지만 외면하면 절대로 안되는 수많은 구덕천과 구덕희와 강주명의 이야기를 따라가 봅니다.

목차

작가의 말
6학년1반 구덕천
5학년6반 구덕희
3학년6반 강주명

작가의 말

작가는 말합니다. 우리 아파트 앞집에 살던 반듯하게 인사 잘하고 잘 생긴아이가 살았는데, 이웃들의 칭찬과 부러움이 있을 정도였다고요. 그러던 어느날, 작가의 아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던 아이가 죽었고, 그 주동자중의 하나가 우리 아파트 앞집에 살던 그 반듯한 아이였다고요.

작품연대와 배경

이 작품은 2002년 6월, 어린이 문학에 처음 발표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최소한 2002년 이전에 있었던 일인데, 지금으로부터 20년도 더 전의 일입니다. 책으로 나온 것은 2008년입니다. 아직 채벌이나 촌지 등이 존재할 때입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학교 사정 등과 다르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1. 구덕천, 구덕희, 강주명

작가는 처음 이작품을 발표한 이래로 책으로 출간하기까지 6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러버리는 동안 이 세 아이들이 만나게 될 세상이 그리 많이 달라지지 않았음을 말합니다. 그런데 2008년 부터 따져도 2023년은 15년이 흘렀지만 나 역시 달라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놀랍니다.(물론 달라진 부분도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우리는 편견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무조건 옳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틀리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어른들은 끊임없이 구덕천, 구덕희, 강주명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2. 우리 사회는 아이를 어떻게 길러야 하나?

아이 하나를 기르는데 온 마을이 협동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 아이를 잘 키우려면 온 사회가 돕고 협동해야 합니다. 나도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결론은 낼 수 없지만 다시한번 머리 아프도록 생각하게 만듭니다.

 

6학년 1반 구덕천

P12 학교 가기 싫으니 어쩌니 그런말은 하지 마. 학교다니다보면 친구들끼리 그런 일도 좀 있고 그런 거야.

P22 엄마는 주명이가 좀 짓궂은 장난을 한다고만 생각하는 거다. 하지만 얻어터지고 다닌다고 내 입으로 말하기는 너무 창피하다. 혹시 엄마가 오죽이나 못났으면 또래 애들에게 얻어맞고 다니느냐고하면, 말하지 않은 것만도 못한 일이니까.

 

2002년을 생각해보면 엄마들의 반응이 현수엄마처럼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학교는 꼭 가야한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수는 덕천이를 돕다가 주명이에게 맞기까지 하였습니다. 만일 나에게 현수와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 엄마에게 어떻게 말해야 했을까요? 현수는 엄마의 반응을 지레 점쳐보고서는 말하지 않는 것만도 못한 일이라고 여깁니다. 지금도 많은 아이들이 엄마에게 말하지 못하고 참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고, 최근까지도 부모와 학교는 전혀 알지 못했던 아이의 사건에 우리모두 가슴을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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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3 YTN 기사 초등학생 추락사 "학교폭력 조사"

 

P30 나는 엄마에게 그동안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낱낱이 털어 놓았다.

P33 우리 반에는 그런 일을 할 애들이 없어요. 구덕천 팔이 부러졌던 건 아이들에게 맞아서 그런 게 아니에요. (중략) 철봉에서 떨어져서 그런 거죠. (중략) 더구나 주명이는 미국에서 살다가 온 아이에요. (중략) 얼마나 예의 바른지 모릅니다.

구덕천은 학교에서 행실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공부시간에는 멍하니 창밖을 보고 옷 꼴도 말이 아니에요.

 

드디어 현수가 엄마에게 털어놓았고 현수엄마가 담임선생님을 만나서 대화를 시도했지만, 담임선생님이 너무나 단호하게 말했기 때문에 현수엄마는 입을 굳게 다물 수 밖에 없었습니다.

 

P38 나는 덕천이랑 친한 친구가 아니었어. 앞으로는 못 본 척 하면 돼. 그러면 그만이야. 아무도 나를 도와줄 수 없어. 어차피 선생님도 알려고 하지 않는데 뭘.

P38 '비겁한 놈, 비겁한 놈!'이라는 소리가 자꾸 내 몸밖으로 빠져나오려고 했다.

 

현수의 마음에서 절망감과 죄책감도 같이 피어오르는 것을 보면서 정말 우리 어른들, 우리 사회는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P39 "끼이이익! 퍽!"

P42 내가 골목을 막 벗어나 큰길로 나왔을 때, 오토바이 한대가 쓰러져 바퀴가 헛돌고 있는 것이 보였다.

P42 한 아이가 신호등 건너편 길바닥에 엎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덕천이였다.

 

P44~47 '6학년1반 구덕천' 그것은 덕천이 공책이었다.

 

5학년 6반 구덕희

P53 엄마는 여전히 새벽부터 일을 나가고, 나는 아무 일 없었던 듯 학교에 가야 한다.

P55 그날 아침, 나는 오빠와 별 것도 아닌 일로 다퉜다.

P57 오빠 또래의 사내아이 서너명이 오빠에게 아는 척을 했다.
P62 "너 같이 바보같은 오빠는 필요없어. 꺼져 버려!"

P75 엄마를 찾아오는 사람들마다 오빠의 죽음에 대해 몹시 화가 난다며 학교가 어떻고, 요즘 선생님이 어떻고 입에 거품을 물고 떠들었다.

P86~88 "내가 그랬어. 뭔가가 자꾸 나를 짓누르기에, 자꾸만 발목을 잡고 놔주지 않길래. 꺼지라고 가방을 집어던졌어.

P88 오빠도 내가 그런 거야. 내가 꺼지라고 했어.

 

우리는 미래를 모르기 때문에 내가 그저 평소에 하던 심한 말들이 누군가의 생애에 마지막 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일일이 생각하며 살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덕희의 말이 오빠의 죽음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덕희의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다 자기의 잘못인 것 같이 느껴집니다. 

 

내내 어머니의 병상을 지키다가 병세가 많이 호전되어 잠시 집에 들러 씻고 갈아입을 옷을 챙기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로는 길에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다면, 이것은 그저 일어난 일이지만, 내내 어머니의 병실을 지켰던 자식은 평생 자신의 잘못같아서 죄책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는 어머니의 죽음과 그녀의 자식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을 알면서도 죄책감이 생깁니다.

 

3학년 6반 강주명

P157 사랑스럽지 않은 아이, 사랑할 수 없는 아이, 사랑할 수 없는 아이들을 사랑해 주는 것

P172 그래요! 내가 덕천이를 그렇게 괴롭히지 않았더라면 덕천이가 죽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아니, 분명히 죽지 않았을 거예요.

P173 하지만 벌써 늦어버린걸요! (중략) 내 행동이 잘못됐었다는 걸 깨달았을 때는 한참 시간이 흐름 뒤였다고요. 누군 뭐 머저린 줄 아세요?

P175 벌써 늦었더라구요. 그런데 어떻하란 말예요. 저는 그때 겨우 초등학생이었어요. 가 왜 그랬는지, 그때 왜 그렇게 덕천이를 괴롭혔는지 나도 모르겠어요. (중략) 생각할 시간조차 없었어요. 내겐. 날아오는 돌멩이들을 피하느라……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어떻게 그럴수 있었는지 소름이 끼쳐요. 그런 내 자신이 원망스럽다구요! 생각할수록 지긋지긋하고 소름끼쳐요. (중략) 나도 내가 끔찍해요!

 

2010.09.20 매일경제 김귀옥 부장판사 "범죄 저지른 아이들도 피해자죠"

2013.04.30 조선일보 아름다운 실화 감동의 판결, "나를 따라 외쳐보라"

 

결론

2023년은 내가 살고 있는 도시가 독서대전을 1년 내내 주최하였습니다. 초등학교 엄마들이 모여서 독서모임을 하는 중에, 한분이 "수상한 독서모임"에 응모하였고, 뽑히게 되어, 2023년 6월 27일 화요일, 남궁옥 강사님을 모시고 "6학년1반 구덕천"이라는 책으로 뜻깊은 독서모임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모임 이전에 책을 읽고나서 몇가지 질문을 미리 받아서 내용을 준비하였습니다.

 

사전질문내용

1.우리 주변에서 경험한 왕따 이야기 나누기

2.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과 그 이유 나누기

3. 왕따 사전의 상황을 듣고, 내가 제3자인 현수엄마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4.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전학이나 전근으로 마무리 되었네요. 가해자의 합당한 처벌은 무엇일까요?

5. 흔히들 말하는 '문제아'를 우리는 혹은 우리사회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개인적으로 추가한 질문내용

6. 5학년 6반 구덕희

7. 3학년 6반 강주명

 

감상문

지금 이순간 나의 감상문의 내용이 몇달 혹은 몇년 뒤에도 똑같은 관점일런지는 모르겠습니다.

나는 어른인데, 내가 과연 "P157 사랑스럽지 않은 아이, 사랑할 수 없는 아이, 사랑할 수 없는 아이들을 사랑해 주는 것"이 가능할까요?

구덕천도 구덕희도 현수도 강주명도 누군가의 소중한 아이들입니다. 강주명이 자신도 모르게 철없던 시절 저질렀던 남에게 하는 장난과 괴롭힘과 어른(선생님, 주위 어른들)들을 속이는 것이 빨리 들켜 버려서 바로 혼났으면 어땠을까요?

구덕천의 엄마의 편지를 보고 선생님이 빨리 상황파악을 했더라면 어땠을까요?

현수의 엄마가 선생님을 찾아오기까지 해서 어렵게 말을 꺼내는데 조금만 더 집중해서 알아차렸다면 어땠을까요?

덕천이와 현수반 아이들이 좀 더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2002년의 한계가 있지 않았을까요?

그럼 20년이 지난 지금은요? 좀 더 나은가요??

 

질문만 떠돌 뿐 머리에서 입에서 돌기만 할뿐,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꼭 해야겠다는 결심을 강하게 하게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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