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누나가 될 거야"는 다림창작동화 이슬비 이야기 중의 하나입니다. 8세부터 읽을 수 있는 동화인데 너무나 책을 읽지 않는 나의 아이들 때문에 아이들에게 좋은 추천도서들을 읽고 있습니다. 내가 먼저 읽어야 아이들에게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읽다 보니 아이들의 책이 아니라 내가 읽어야 할 책들이었습니다. 모든 책은 나이 같은 것은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멋진 누나가 될거야를 읽고.
자신의 별명이 갈비씨 따발총이라고 밝힌 김리리 작가의 조잘조잘 재미있는 이야기와 여기에 예쁜 그림을 그려준 한지예 그림으로 이 책이 시작됩니다.
줄거리
우리의 이슬비에게 곧 동생이 태어나 생길 예정입니다. 그래서 엄마와 아빠는 병원에 가 있는 상황이었고, 이모가 와서 슬비를 잠시 돌보아 주게 되었습니다. 슬비는 초등학생이고, 동생은 이제 태어나니 나이차이가 꽤 됩니다. 동생이 태어난다고 하니 너무나 큰 기대가 되고 기쁜 슬비는 아빠에게 전화 왔을 때 이렇게 대답합니다, '"응, 엄마한테 예쁜 동생 낳으라고 해." 그리고 슬비는 마음속으로 다짐합니다. 이젠 뭐 사달라고 조르지도 않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할 거고요. 또 엄마 아빠 말씀도 잘 듣는 착한 슬비가 될 거라고.(멋진 누나가 될 거야 8page 내용 중 인용)
노래가 저절로 나오고 청소기 돌려서 청소도 하고 옷 중에서 제일 예쁜 옷 입고 고무줄로 머리도 묶었지만 자꾸만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은 가위로 잘라주고~ 또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은 또 가위로 잘라주고~~아무래도 잘 안돼서 머리띠를 머리에 두르고 슬비는 학교에 갔습니다. 애써 입은 원피스에 음식물이 튀어서 급식 당번과 다투고, 꽃집에서 엄마에게 드릴 노란 튤립을 사고서 학교 앞에서 이모를 만나 병원으로 갔습니다.
드디어 슬비는 예쁜 동생을 만났답니다!
감상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동생이 태어나던 때에 대해 기억을 하는지 스스로 되물으며 기억을 더듬게 되었습니다. 일단 나는 3녀1남인데, 맨 아래 남동생과 5년 차이가 납니다. 남동생을 나으러 엄마가 병원에 갈 때, 나는 할머니할아버지 집에 맡겨졌었고, 누군가 엄마 어디 갔냐고 물어서 아기 낳으러 갔다고 말했다가 혼난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것을 말하면 안 된다고요. 지금 생각하면 좀 그렇지만 그때는 그런 말을 하는 것이 금기시되었던 때인가 봅니다. 그런데, 내가 너무 어렸기 때문에 슬비만큼 자각을 할 수 없었습니다. 갓 태어난 동생에 대한 어떤 기억이 있지는 않습니다. 단지, 분유를 한 숟가락씩 간식처럼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분유통 색깔과 브랜드가 기억이 나네요. 3녀 1남의 장녀였으므로 늘 동생이 많아서 놀 때는 좋았고, 싸울 때는 지옥 같았지요.
결혼하여 두 아들이 생겼는데, 큰아이와 작은아이가 2살 차이밖에 없으니, 서로 무엇을 기억할 수 있는 나이는 아닙니다. 단지, 큰아이가 작은아이를 거의 없는 셈 쳤었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물론 지금은 서로 잘 놀고, 잘 싸우지만요.
슬비는 너무나 기다렸던 동생이 태어나서 엄청 기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슬비의 동생은 남동생입니다. 정말로 슬비는 다짐 "멋진 누나가 될 거야"처럼 정말 멋진 누나가 벌써 돼버렸습니다.
슬비는 기다려서 멋진 누나가 되었고, 나는 사실 생각할 새도 없이 정신을 차리고 나니 동생이 3명이었는데, 이제 어른이 되고 나니 이렇게 멋진 아군이 세상에 없습니다. 자랄 때 싸우기도 꽤 싸웠던 것을 생각하면 감사함 뿐입니다.
저의 아들 둘도 지금은 치사하게 싸우는 경우도 있지만 커서 둘도 없는 편안한 관계가 되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슬비의 마음
멋진 누나가 될 거라는 결심을 하는 슬비를 보면서 부모님께 떼도 안 쓰고 말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되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그리고 혼자 무엇인가를 스스로 합니다. 집안 청소도 하고, 작년에 입던 원피스 드레스도 찾아 입고 머리는....(비록) 자르고, 엄마 아빠 없이 혼자서도 학교 갈 준비를 다 끝내고 학교에 갔습니다. 슬비는 해냈어요!! 학교에서 친구들이 건드리는 말을 해도 꾹 참았고, 자꾸 귀찮게 물어봐도 짜증을 내지 않았답니다. 슬비는 정말로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한 실천을 했어요.
급식시간에 재현이와 결국 다투게 되었지만요.
그리고 슬비는 엄마가 노란 튤립을 좋아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서, 그 꽃을 사서 병원에 갔습니다.
정말 멋진 슬비예요.
물론, 아기를 낳으러 간지 하루 만에 거지꼴이 돼버린 딸, 슬비를 보며 이모에게 한 소리하는 엄마의 잔소리가 결국 병실 안을 가득 매우게 되었지만요.
스스로 하겠다는 마음과 다른 사람을 위해 참을 줄 아는 모습과, 누군가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그 마음을 알아주는 것들을 보면서 멋진 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엄마와 아빠와 이모의 마음
하루만에, 단 하루만에, 슬비가 거지꼴이 되어 병원에 도착하였을 때, 엄마의 튀어나오는 첫마디와 그 마음이 너무나 이해가 갔습니다. 그리고 꽃은 없고 줄기만 남아버린 꽃다발을 쓰레기로 여기고 무심히 버리는 아빠, 할만큼 다 했는데 왜그러냐는 이모. 이 세 어른이 다 이해가 되었습니다. 특히 엄마의 마음이 상당히 이해가 갔습니다. 많은 엄마들은 바랍니다. 그냥 하던대로 평온하게 하는 하루가 되길 말입니다. 모든 어른들이 이미 이런 마음의 상태일 것입니다.
결론
슬비의 상태를 보고는 슬비의 엄마와 같은 마음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내가 너무 어른이 되어버렸고, 내가 슬비만 했을 때의 상태를 잘 기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나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간접적으로 나의 아이들이 슬비만 했을 때를 돌아보며 슬그머니 웃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슬비만 했을 때 자신들이 했던 생각이나 행동들을 어른이 되어서도 기억할 수 있거나, 기억나는 것이 남아 있을까요? 그때의 사진을 한번 보면서 큰아이가 매일같이 찾아다니던 기차, 지하철과 작은 아이가 매일같이 찾아다니던 꽃과 나무들을 떠올립니다.
이 책을 읽고 가장 마음에 남았던 단 하나의 구절과 그 이유
P31 "장미꽃은 안돼요. 엄마는 노란튤립을 좋아한다고요."(멋진누나가될꺼야, P31, 김리리)
초등생 아이가 엄마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알고, 그것을 챙기고 표현하는 마음이 너무나 예쁘고 대견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분들도 가장 마음에 남았던 단 하나의 구절과 그 이유를 한번 새겨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아마 기억에 오래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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